일상/이모저모

학교폭력을 생각해보다.(feat. 넷플릭스 더 글로리)

띵커 2023. 1.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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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신년을 맞아 넷플릭스 시리즈로 개봉한 김은숙 작가의 '더 글로리 시즌1'이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16부작인 드라마를 8부작을 먼저 공개했고 나머지 8부작은 3월에 오픈한다고 합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학교폭력을 당했던 여주인공(송혜교)이 자퇴를 하고 성인이 되어 천천히 복수를 하는 이야기입니다. 철저하게 피해자의 편에 서서 가해자를 잔인하게 파괴해가는 복수극입니다. 우리는 어느샌가 주인공을 응원하며 복수에 동참하고 있게 됩니다. '더 글로리'의 학교폭력 소재는 2006년에 벌어진 청주에 있던 여중생의 이야기를 떠오르게 합니다. 이 여중생에게 실제로 행해졌던 '고데기 온도 체크' 사건은 더 글로리에 여러 폭행 중 하나로 나옵니다. 드라마를 보며 내 딸이었다면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잔인했습니다. 그것도 아직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저런 행동을 할 수 있다니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사실 이런 복수극은 감정이입을 넘어 감정몰입을 하게 되고 드라마에 푹빠져 들기가 쉽습니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

  넷플릭스에서 개봉하여 '더 글로리'는 전세계에 방영되며 각국에서 학교폭력에 대한 경험담과 목격담이 잇달아 올라왔습니다. 태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해자들이 트위터에 학교 폭력 영상과 메신저등 대화 내용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가해자 역시 학창 시절에 무심코 했던 행동에 대한 반성과 사과의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반응은 일본, 대만과 같이 1위에 오른 나라 외에도 미국에서도 역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는 "'더 글로리'의 첫 번째 에피소드를 보는 건 쉽지 않다"며 "그만큼 학교폭력이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잔혹한 행위임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이런 학교폭력이 아직도 우리 사회, 학교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2021년에 오픈한 넷플릭스 'D.P 시즌1'에서도 군대에서 폭력으로 인해 병사가 자살을 한 사건이 나옵니다. 단체 생활을 하며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육체적인 해를 가하고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행위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인간은 성악설이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갑자기 <쇼펜하우어의 인생론>을 읽으며 느꼈던 인간에 대한 생각이 떠오릅니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세상을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가란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폭력이 사회 여러 곳에서 발생하는 것을 보면 쇼펜하우어가 말한 것처럼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 아니라 욕망을 위해 그 명분을 이성을 통해 합리화하고 인지부조화를 해소한다는 말이 이해가 됩니다. 이성이 있다면 인간으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폭력을 이렇게 행하는 것을 보면 욕망이 이성을 이용한다고 밖에 설명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참 씁쓸하면서도 인간을 다시금 알아가는 드라마였습니다.

"이성은 욕망을 통제하는 주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동원되는 욕망의 노예에 불과할 때가 많다."

"이성이 욕망에 대해서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욕망의 도구에 불과하기 때문인 것이다"
- 쇼펜하우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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